본문 바로가기

My Life

그녀를 찾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평화롭던 내 머릿속이 뒤죽박죽 엉망이 되고

쓸만했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당첨되며 한순간에 시스템 다운이 되어버린듯한 상황

자고 일어나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꺼라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호수에 파도는 친다








2010년 5월 29일 저녁 9시 15분쯤 그날의 약속을 모두 마치고 남포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른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문득 눈앞에 앉아있는 한 아가씨가 눈에 띄고 말았다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내리는 서면까지 약 15분간 자하철 속에 그녀와 나의 주변에는 입석손님이 많았지만 단 한사람도 우리의 눈앞을 지나가거나 가로박는 사람이 없었다

때문에 그 15분간 나는 쉬지않고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아니 볼 수 밖에 없었다

시선이 다른곳을 거부했다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고 물으면 머리에 김난다

정말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라곤 찾을수가 없었으니까



시선고정과 함께 찾아오는건 혈압상승과 심박수 증가.

그녀는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여기저기 시선을 피하며가 무슨일에선가  잠깐 웃음을 삼켰다




드디어 서면. 그녀가 일어서고 앉아있을때 짐작하고 있던 그녀의 신장..... 브라보!

청바지에 흰티, 운동화를 신고 하얀 가방을 든채 검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을뿐인데 그토록 빛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린다. 그녀도 내린다

스윽 하고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그녀의 잔상을 쫓으면서 내 머릿속은 수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잠시 뒤..... 문이 닫히기 전 그녀와 함께 타고온 그 자하철을 내렸다


열심히 걸었다

나를 괴롭게 만드는 그녀의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사실 찾지도 않았다. 시선은 고정! 이었으니까 ㅡㅡ;




길 가장자리를 걷는 그녀

그러고 보니 2호선 환승구간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의 옆에 다가가 말을 걸었다



다가가는 순간동안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았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조차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그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해보려고 따라갔던거라 꺼낸 말이라는게 참 포장없이 멋대가리 없었다

다짜고짜 마음에 드니 연락처를 달라고 했었는데, 남자친구가 있단다.


'그래 내가 정신못차릴 미인이면 누군들 좋아하지 않으랴? 당연히 있겠지! 그런데 그거 지금 이순간 중요하지 않다'
뭐 이런 생각? 하지도 않았다.!!!

처음 들어보는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이 나가서 거절임에도 한번더 그 목소리가 듣고 싶다

한번더 정신줄을 놓고 그래도 괜찮으니 연락처를 달라고 했지만 끝내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그녀는 사라졌다

두번째 들어보는 목소리.... 바보같이 거기에 심취해서 꾸벅 인사를 하고 그대로 그녀를 놓쳐버렸다








홀로 선 지하철 플랫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튼다. 뛰는 가슴과 어지러운 머리, 머리엔 김이 나고 온몸에서 열이 발산된다'

온몸을 진동하는 심장덕분에 볼륨을 높여도 들리지 않는 음악소리, 주변 사람들 소리, 지하철 소리




난생 처음으로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서 가던길을 마다하고 뒤따라가 말을 걸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미친건가? 조금 무섭게 다가갔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런정신이 있을리 없다

돌아오는 지하철안.... 동래에서 기다리던 친구와 함께 합승,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이야기 하면서 긴장은 조금씩 풀렸다

때문인지 현기증과 함께 두통이 찾아왔다

내릴 역은 지나쳐버리고 결국 친구가 내릴 정거장에서 내려 집까지 다시 걸어갔다



밤하늘을 보니 하루지난 보름달이 환하다















왜!
왜!
왜!

두번의 시도를 끝으로 그녀를 보내버렸을까?

싫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죄송하다고 그랬는데....


그래 나도 길가던 사람 붙잡아서 놀래키고 당황케 해서 죄송한데, 이왕 서로 죄송하게 된거 끝까지 한번 따라 가보는건데...

얼마나 좋았길레 그녀의 말 두마디에 나는 정신줄을 훌쩍 놔버렸단 말인가......!!!




20여분만에 나라는 인간을 송두리째 흔들고 사라진 그녀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연애경험도 그리 많지 않고 부끄럼도 많았던 내가 한순간 전차남이 될뻔했던....

하루 지난 보름달에 어설픈 늑대가 될 뻔했던......

나도 모르는 봉인을 풀고 각성될뻔한......





나를 이렇게 만든..... 그녀를 찾습니다

이 글을 그녀가 읽을리는 없겠지만.... 행여라도 보게된다면 댓글 하나 달아주세요

저 원래 그렇게 길가다 아무에게나 말걸고 그런놈  아닙니다

당신이 처음입니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정신못차리고 이런 글을 써내려갑니다

맨정신인데 맨정신이 아닙니다

정말 정말 당신을 꼭한번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